아프리카 괴근, 돌스테니아 잔지바리카를 선물 받다🎁
스스로를 위한 생일 선물을 고르면서 아프리카 괴근 식물들을 꽤 여럿 조사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이름, 돌스테니아 잔지바리카를 선물로 받았다.
🏝️ 돌스테니아 잔지바리카 Dorstenia zanzibarica
돌스테니아 잔지바리카는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 해안에서 가까운 인도양의 섬, 잔지바르(Zanzibar) 섬 출신의 희귀 다육식물이다.
돌스테니아는 숲, 바위, 절벽, 지상 낙엽층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자라며, 최대 50, 드물게 75cm까지 자라는 비교적 작은 식물이다. 초록빛의 비대한 괴근에서 여러 개의 두툼한 줄기를 뻗어내며, 잎은 길고 뾰족하거나 둥글고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인 형태까지 다양하다.
꽃의 모양이 특이한데, 납작한 원반형이나 별모양으로 피어나며 보통 네 갈래 구조를 가진다. 꽃의 표면에는 수많은 작은 초록색 또는 노란색 꽃들이 모여있는 구조이고, 꽃 가장자리에는 촉수처럼 생긴 구조물이 자라 있다. 꽃 중심에서 씨앗을 바깥으로 튀겨 퍼뜨리는 방식으로 번식하는데, 이때 '톡'하는 소리가 날 수 있다.
기존에 찾아본 다른 아프리카 괴근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정보가 적은 편이고, iNaturalist에서 공유된 야생 관측 수도 많지 않다. 아래는 탄자니아에서 2024년 3월 관찰된 돌스테니아의 사진이다. 잎과 꽃의 모양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잎과 꽃의 형태를 좀더 분명히 구분해 보기 위해, 세밀화를 찾아봤다. 아래는 <아프리카 식물 과와 속에 대한 모노그래프>라는 19세기말~20세기 초 독일에서 출판된 고식물학 자료에 등장한 돌스테니아 잔지바리카다.
실내 화분에서 길러지는 개체들의 모습은 괴근 덩이 위로 줄기들이 길게 뻗어나고 줄기를 따라 주로 줄기 위쪽에서 잎이 달리는 모양새다.
우리 집에 배달된 돌스테니아 잔지바리카를 처음 봤을 때, 위의 사진들로 보는 돌스테니아 개체를 떠올리기는 어려웠다. 작고 동그란 괴근 위로 연약한 줄기를 하나 길게 뻗어내어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녀석. 그 위로 틔운 작은 잎사귀가 노랗게 바래있다. 비슷한 시기에 도착한 아데니움 오베숨의 튼튼하고 초록초록한 모습과 대비되어 더욱 힘겨워 보이는 모습이다.
돌스테니아를 키워본 사람들의 후기를 찾아보니 의외로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잘 자라는 효자종이라 하니, 한번 건강하게 키워봐야겠다.
끝.
Ref. Dorstenia zanzibarica, https://powo.science.kew.org/taxon/urn:lsid:ipni.org:names:851669-1/general-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