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에 걸쳐 대대적 분갈이를 하면서 몇 년간 묵은 식물들의 뿌리도 구경하고, 자구가 여럿 달린 식물은 분리도 시켜주었다.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분갈이를 하면서 내 식물들의 상태도 더 잘 파악하게 되고, 비좁은 화분에서 꽉차 자라던 녀석들을 해방시키며 시원함도 느낀다.
지난 글의 흙배합 정리에 이어, 오늘은 분갈이 진행 과정과 함께 분갈이 단계별 주의사항을 정리해보았다.
1. 화분에서 식물 분리
우선 식물을 화분에서 꺼내준다. 오래된 화분이라면 뿌리가 빡빡하게 자라서 잘 안 빠질 수 있다. 이런 경우,
1. 식물을 안전하게 잡고 화분을 뒤집어 바닥 구멍을 눌러준다.
2. 이래도 안된다면 얇은 삽을 흙과 화분 사이에 넣어 흙을 화분에서 분리해준 후 빼낸다.
⚠️ 주의할 점
- 뿌리를 무리하게 잡아당기지 않기
2. 식물 뿌리 정리하기
뿌리에 뭉쳐있는 흙, 꼭 털어야 할까❓
O 털어 주는 경우
# | 상황 | 이유 | 예시 사진 |
1. | 뿌리썩음, 병충해 의심될 때 | 썩은 뿌리나 벌레, 곰팡이가 흙 속에 퍼져 있을 수 있음 | 1.아데니움 오베숨, 농장에서 딸려온 응애퇴치 겸 흙을 깨끗이 털어줌 |
2. | 흙을 2-3년 이상 안 갈아 준 경우 | 흙 속 영양분 고갈, 흙 입자 분해로 배수불량, 뿌리 엉킴 가능성 높음 | 2-1.멕시코 소철, 2년 가까이 흙 안갈아줌 2-2.만세선인장, 3년 넘게 흙 안갈아줌 → 영양가 없는 흙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깨끗이 털어줌 |
ㄴ오래된 흙이 굳어서 단단할 때 | 뿌리 숨구멍(호흡) 막힘 → 흙 바꿔야 뿌리 회복 가능 | ||
ㄴ배수가 잘 안 되는 흙일 때 | 물빠짐이 안 되어 뿌리가 계속 젖어 썩기 쉬움 | ||
3. | 흙 표면에 하얀 곰팡이, 이끼가 낀 경우 | 이미 흙 환경이 나빠졌다는 신호 → 새 흙으로 교체 필요 | - |
☞ 이럴 땐 최대한 깨끗하게 흙을 털어주고, 필요한 경우 물에 살짝 헹궈줘도 된다.(헹군 뒤에는 반드시 말리고 심어야 함!)
X 일부만 털거나 털지 않는 경우
상황 | 이유 |
건강한 식물, 화분만 크기 업하는 경우 | 뿌리에 붙은 기존 흙이 건강하게 자리 잡고 있음 → 뿌리 건드릴 필요 없음 |
분갈이 시기가 여름 고온기 또는 겨울일 때 | 계절적으로 뿌리 스트레스 회복이 어려움 → 최소한의 흙 정리만 하기 |
꽃피는 중, 열매 맺는 중 | 생장기에 분갈이 자체가 스트레스 → 흙을 과하게 털면 더 부담됨 |
☞ 이럴 때는 기존 흙을 가볍게 털거나, 손으로 느슨하게 풀어주는 정도만 해도 된다. (뿌리를 다치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
뿌리 끝 정리해야 할까❓
O 뿌리 끝 정리하는 경우
상황 | 이유 |
썩은 뿌리 (갈색, 검은색, 흐물거림, 냄새) | 썩은 부분 남기면 감염 번짐, 건강한 뿌리까지 망가짐 |
말라비틀어진 뿌리 (끊어진 실뿌리, 바싹 마른 뿌리) | 더 이상 물을 흡수하지 못해, 정리해줘야 새 뿌리 잘 남 |
뿌리가 지나치게 많아서 화분 안이 꽉 찬 경우 (뿌리 엉킴) | 뿌리 숨 쉴 공간 확보, 새 흙에서 건강하게 다시 뻗어나가게 하기 |
뿌리가 화분 벽을 따라 빙글빙글 감고 있는 경우 | 원래대로 심으면 계속 안에서 말려 자람 → 잘 펴서 일부 잘라줘야 건강하게 퍼짐 |
☞ 이런 경우는 전체 뿌리의 1/3 정도까지 잘라도 식물이 무리 없이 회복할 수 있다.
(단, 다육·괴근류는 너무 많이 자르면 안 됨! → 1/4 이내가 안전)
X 뿌리 끝 자르지 않는 경우
상황 | 이유 |
건강한 뿌리 상태 (속이 하얗고 단단함, 썩은 뿌리 없음) | 뿌리 자르지 않아도 잘 자리 잡음 → 불필요하게 스트레스 줄 필요 없음 |
뿌리가 화분 안에서 여유 있게 퍼져 있는 경우 | 굳이 다치게 하지 않고 흙만 새로 바꿔줘도 충분 |
성장 느린 식물 (다육, 괴근, 선인장류 등)에서 엉킴 없이 잘 자란 경우 | 뿌리 절단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 피하는 게 좋음 |
꽃피는 시기, 열매 맺는 시기 | 에너지를 꽃이나 열매에 쓰는 중 → 뿌리 절단하면 회복 부담 큼 |
⚠️ 뿌리 자를 때 꼭 기억해야 할 것
- 가위는 알코올, 끓는 물, 식초 등으로 소독 후 사용하면 좋다.
- 자른 후에는 바로 물 주지 말고, 1~3일 그늘에서 말리기 (상처 아물게!)
3. 자구 분리 번식
구근, 알뿌리 식물을 기르는 재미 중 하나가 바로 자구(아기 식물) 분리 번식이다. 각 알뿌리가 튼실히 잘 자라나면 분리시켜 각 개체를 건강하게 기르면서 더 풍성한 초록 베란다를 만들 수 있다. 다육식물 또한, 스스로 부러졌거나 일부 똑 떼어서 무한 증식이 가능하다.
# | 식물 | 번식 방법 | |
1. | 만세선인장 | 다육식물 | -뿌리 없는 자구도 생존력 높음 -떼어낸 후 2~5일 정도 말린 후 식재 (젖어있으면 세균/곰팡이 감염 위험이 있고 마르면 감염을 차단 가능) |
2. | 멕시코소철 | 소철과 | 뿌리가 난 개체를 분리 |
3. | 상사화 | 구근식물 |
4. 화분에 흙 채우기
화분에 배수층을 깔고 식물 뿌리를 자연스럽게 펼쳐 놓고 똑바로 서게 위치를 잡는다. 주변에 흙을 가볍게 채워가며 손으로 살짝 눌러준다.
-흙배합은 이전 글 참고 ▶ [분갈이#1.] 간단 흙배합 정리(+분갈이 필요시기와 화분 크기)
5. 분갈이 직후 물 주기
O 분갈이 직후 물 주는 이유
왜 물 줄까? | 설명 |
흙과 뿌리 사이 공기층 제거 | 물이 흙을 눌러주면서 공기층이 사라지고 뿌리와 흙이 밀착됨 → 활착(자리잡기) 도움 |
흙 정돈 및 고정 효과 | 분갈이 중 부풀었던 흙이 가라앉으면서 식물도 안정적으로 고정됨 |
배수 상태 확인 | 흙 배합이 잘됐는지, 물빠짐이 제대로 되는지 바로 확인 가능 |
일반 잎식물은 수분 흡수 필요 | 뿌리가 바로 수분을 빨아들여야 회복과 생장에 도움 |
X 분갈이 직후 물 주면 안 되는 경우
물 피하는 경우 | 이유 |
뿌리를 다듬거나 상처가 생긴 경우 | 잘린 뿌리의 상처로 물이 들어가면 세균·곰팡이 감염 위험 → 썩기 쉬움 |
다육식물, 선인장류, 괴근식물 | 이들은 건조에 강한 식물 → 젖은 흙에서 바로 심으면 오히려 썩음 |
겨울철 / 식물이 쉬는 시기 (휴면기) | 생장이 멈춘 상태라 물을 흡수하지 않음 → 뿌리 썩을 위험 있음 |
통풍이 안 되는 환경 / 날씨가 너무 흐린 날 | 물이 잘 안 마르기 때문에 뿌리 과습 위험 |
⚠️ 이런 경우는 최소 2~3일 그늘에서 말리고, 뿌리 상처가 마른 뒤에 첫 물 주기를 하는 게 안전하다.
(다육·선인장류는 1주일 이상 말리기도 함!)
5. 분갈이 후 관리-직사광선 피하며 휴식
분갈이 직후에는 식물 뿌리가 자리를 잡는 중이라 바로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잎은 물을 내보내는 중인데(증산), 뿌리가 물을 못 빨아들여서 잎이 타거나 말라죽을 위험이 있다. 특히 뿌리를 손질한 경우 상처 회복의 시간도 필요하다.
☞그래서 분갈이 후 최소 2~3일, 통풍이 잘되는 간접광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면 좋다.
분갈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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