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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책장 Garden Bookshelf

어른들을 위한 그림 동화, 『곰들의 정원』 Le jardin des ours - 지친 일상을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by 오모나25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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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큰 어린이가 되었을 때, 더 작은 어린이들이 있는 이웃집으로 넘겨진 메르헨 세계 동화 전집. 초등학생 고학년까지 즐겨 읽을 만한 세계 각종 동화들을 묶어 놓은 책들이었다. 특히 따로 뽑아놓고 읽었던 몇몇 책들은 읽는 동안 느끼는 그 신비롭고 따뜻한 느낌들 때문에 읽고 또 읽었다. 아마도 지금의 내 감성을 형성하는데 한 부분을 차지했을, 그리운 동화책들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만나는 그림책

동화라고 분류되는 책들은 주로 어린이가 읽는 책으로 여기지만, 나는 '어른'이 되고 나서도 나에게 정신적 위안을 주는 동화책들을 발굴하곤 한다. 오히려 너무 어린 나이에 보았더라면 그 가치가 지금만큼 크진 않았을 것 같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 동화. 그 중 한 권,『곰들의 정원』 (Le jardin des ours)을 소개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더 좋은 이야기

그래서 그게 무슨 이야기냐고 묻는다면 사실 스토리는 크게 기억에 남지 않는다. 두 마리의 곰 할아버지와 손주 곰이 정원과 집에서 보내는 조용한 일상. 긴장할만한 사건도, 놀랄만한 반전도 없다. 하지만 동화책을 펼쳐 곰들과 정원의 소소한 이야기를 읽는 순간, 마음속 긴장과 불안이 사라지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곰들의 하루

깨끗한 빨래와 젖은 흙 냄새가 나는 저녁 공기가 감도는 곰 할아버지들의 아늑한 정원.

수양 버들 그늘 아래 곰 할아버지는 코를 골고 계신다.

비 온 뒤에는 달팽이를 밟지 않도록 조심하고,

새끼 제비들을 구경하지만 만지지는 않는다.

숲 속에서 모은 산딸기는 입안 가득 모아서 한 번에 꿀꺽하고,

가끔은 토끼에게 비밀을 털어놓기도 한다.

 

집과 정원, 숲 속에서 펼쳐지는 소소하고 사랑스러운 곰들의 일상이다.

수풀이 우거진 정원속, 몽실몽실한 그림체

나뭇잎 하나하나, 곰의 털 하나하나의 세세한 결을 살린 일러스트는 곰 할아버지들의 정원과 숲 속을 소박하면서도 신비롭게 그려낸다. 푹 안기면 좋을 듯한 푸근하고 몽실몽실한 곰 할아버지들과, 그런 곰들을 또한번 푸근하게 안아주는 수풀이 우거진 정원. 그 섬세하면서도 평화로운 정원 속에 포근히 안겨 한 박자 쉬어가기 위해, 그리고 그 예쁜 그림을 속속들이 살펴보기 위해 몇 번이고 다시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책. 마음이 복잡하고, 얽혀있는 일들이 풀리지 않는 느낌이 들 때. 삶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고 느낄 때, 때로는 이렇게 따뜻한 동화책 속 한 장면이 큰 위안이 된다.

나만의 동화같은 정원을 만들고 싶어서

아파트 빌딩 숲 속, 작은 베란다 정원을 가꾸는 이유도 이와 같다. 동화책 속 한 장면처럼,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놓이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삶이 너무 빠르게 돌아간다고 느낄 때, 잠시 멈춰 쉬어갈 수 있는 공간.

『곰들의 정원』은 이럴 때,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바쁜 하루,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 이런 저런 걱정으로 불안이 밀려들 때
  •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보며 따뜻함을 느끼는 분
  • 숲과 정원, 자연의 감성을 좋아하는 분

책 정보

  • 제목: 곰들의 정원 (Le jardin des ours)
  • 글·그림: 파니 뒤카세 (Fanny Ducassé)
  • 번역: 정원정, 박서영
  • 출판사: 오후의 소묘
  • 출간연도: 2022년 8월 8일
  • 크기: 238 * 188 * 10 mm / 401 g
  • 형태: 양장본, 38쪽
  • ISBN: 9791191744149

내 맘 속 한 줄

낮잠과 신문 넘기는 소리는 신성하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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