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어버이날 꽃, 카네이션 대신 장미&작약? @양재꽃시장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매년 하는 작고 즐거운 고민, 이번에는 어떤 꽃을 드려볼까? 빨간 카네이션은 상징성이 크지만 조금은 진부하게 느껴진다. 그 진부함을 깨고자 약간의 변주를 시도해왔다. 금방 시드는 절화 카네이션 대신 카네이션 화분을 사보기도 했고, 빨간색이 아닌 살몬 카네이션을 고르기도 했다.

 

올해도 특별하면서도 싱싱한 꽃을 드리고 싶어 양재꽃시장으로 향했다.

2018년 어버에날 빨간 카네이션 화분/ 2024년 어버이날, 주황 카네이션

양재꽃시장 핑크 장미와 코랄 작약

어버이날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양재꽃시장에는 각종 색깔과 국적의 카네이션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그런데 그 많은 카네이션 중에 눈에 딱 들어오는 하나가 없었다.

대신, 유난히 싱싱해 보였던 진한 핑크빛 가장자리의 장미 한다발과 선명한 코랄빛 작약 한단을 샀다. 둘의 핑크빛이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2개의 풍성한 한다발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작약 절화, 아름답지만 까다로운 꽃

그런데 작약은 절화로 구입할 때 약간의 주의가 필요한 꽃이다. 작약 종마다도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특히 따뜻한 실내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만개하고 쉽게 져 버린다. 이번에 산 코랄색 작약도 집에 도착해서 물을 올려주기가 무섭게 불과 10분만에 두 송이가 완전히 활짝 꽃잎을 펼쳤다. 이대로라면 아무래도 부모님께 선물드린지 2-3일 안에 꽃이 져버릴 수 있고, 오히려 처리하는 데 번거로움을 드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작약은 우리가 보기로 하고, 장미만 선물로 드렸다.

다시 오므리고, 다시 피어난 작약

반전은, 그렇게 집에 오자마자 만개했던 작약이, 밤이 되자 다시 꽃봉오리를 오무리더니, 다음날 아침에 다시 피어났다는 점이다. 이전에 내가 사본 작약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코랄 작약은 지난번에 샀던 살몬 튤립만큼이나 물과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하다.

주먹만한 크기의 큼직하고 탐스러운 코랄 핑크빛 꽃잎이 포개어졌다가 다시 펼쳐진 모습은, 잠시 숨을 멈추고 집중하게 하는 아름다움이다. 여왕. 진부하지만 '5월의 여왕'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꽃시장에서 가져와 컨디셔닝 직후/ 당일 저녁/ 다음날 오후

절화 작약 구매 정보 요약

출하 시기	4월 중순 ~ 5월 말 (자연 개화는 5월)
색상	코랄, 연핑크,  와인, 빨강, 하양, 레몬 등 다양
유통 상태	대부분 봉오리 상태로 판매 (개화 전)
가격대	온라인(어니스트플라워) 5송이에 2~3만 원; 양재꽃시장에서 5송이 1만 원에 구입
보관법	매일 줄기 끝 자르기 + 물 교체 + 시원한 곳에 두기
양재꽃시장 개점 시간	일요일 휴무, 운영시간 0시~낮 12시

장미 vs 작약, 어버이날 꽃으로 어떤 게 더 좋을까?

• 장미는 절화 중 상대적으로 오래가는 편이라, 선물 받은 사람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예쁘게 오래 볼 수 있다.
• 작약은 매일 물을 갈아주고 줄기 끝을 잘라줘도 수명이 짧지만, 5월에만 볼 수 있는 계절성, 만개시 손바닥만해지는 놀라운 볼륨감 면에서는 비할 꽃이 없다.

코랄 작약이 눈부시게 피어나는 놀라운 모습을 보면서, 금방 시들더라도 장미와 함께 드릴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양가로 보내진 장미꽃

어버이날 카네이션 대신 작약,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 카네이션이 식상하다고 느끼는 분
• 5월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꽃을 찾는 분
• 부모님이 꽃의 아름다움에 놀라는 모습 보고 싶으신 분

(참고) 와인 작약 날짜별 개화 상태 (21년 5월)

참고로, 예전 기록이 남아있는 와인색 작약의 날짜별 개화상태는 아래 사진과 같다. 5일째에 완전히 개화하고 꽃잎을 떨구기 시작한다.

(상단 왼)2021년 5월 1일 / (상단 오)5월 2일 / (하단 왼) 5월 3일 / (하단 오) 5월 5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