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거베라 마카롱 믹스 1주 후기_(스파이더/파스티니/피콜리니 거베라)@어니스트플라워

거베라는 꽃다발에 한 두 송이 들어있는 상태로 산적은 있어도 거베라만을 따로 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너무 흔해서 큰 매력을 못 느꼈던 꽃 중 하나였다. 하지만 가끔은 확고한 취향을 접고 새로운 경험을 해봄으로써 몰랐던 매력을 발견하기도 한다.

 

어느 오후, 꽃가게 타임딜로 거베라 마카롱 믹스가 떴다. 마카롱 느낌의 파스텔 톤으로 다양한 종의 거베라를 좋은 가격에 가져갈 수 있는 기회였다. 가끔 이런 타임딜로 좋은 가격에 예쁜 꽃들을 살 수 있어 유일하게 광고 알림을 받는 게 꽃집이다.

배송된 거베라는 총 10송이. 그중 몇 송이는 머리가 포장에 눌려 잎 뒷부분이 꺾여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싱싱한 상태였다. 

D-0 도착 직후 거베라

총 네 종류의 거베라가 섞여 있었다.

• 깃털같은 꽃잎의 스파이더 거베라 2 송이
• 파스타면처럼 돌돌 말린 모양의 파스티니 거베라 2 송이
• 가장 기본 형태의 일반 거베라 4 (노란 2/ 연핑크 2) 송이
• 주황색 그라데이션이 앙증맞은 피콜리니 거베라  2 송이

D-0 도착 직후 물에 꽂은 거베라

요 며칠 이제 완연한 봄인가 싶다가도, 갑자기 흐려지며 눈비가 오는 날들이 있었다. 이런 어둑어둑 흐린 날에도 거베라 꽃다발 덕에 식탁 위는 빛이 나는 것 같았다.

D+7 일주일 차 거베라

 

거베라는 보통 봉오리 상태부터 들여와서 개화하는 과정을 보는 형태의 절화는 아니다. 이미 활짝 핀 상태로 도착해서 일주일 내내 환하게 핀 상태를 잘 유지해주고 있다.

 

물론 모든 송이가 다 건재한 건 아니다. 거베라처럼 속이 무른 줄기를 가진 꽃은 줄기가 좀 휘어있거나 꽃머리가 휘어져 있으면 그 부분이 꺾여버리기 쉽다. 특히 파스티니 거베라는 1주일을 못 채우고 목이 꺾여버렸다. 동일 종별로 2송이씩 왔는데, 파스티니는 첫 번째 송이가 3일 만에, 두 번째 송이는 6일 만에 목 부분이 썩으며 꺾이고 말았다.

파스티니 거베라

 

피콜리니 거베라는 다른 종들 크기의 반 정도 사이즈의 아주 작디작은 종이다. 주황색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잎이 쨍한데, 전체 꽃다발에서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피콜리니도 2 송이가 왔는데, 한 송이는 줄기가 많이 꺾여서 미리 짧게 잘라서 모니터 앞에 놓고 본다. 나의 컴퓨터 정글 속 오아시스가 되어주고 있다.

컴퓨터 정글 속 오아시스가 되어준 피콜리니 거베라

피콜리니 거베라

여러 거베라 종들 중 가장 압도적인 비쥬얼을 보여주는 게 스파이더 거베라다. 거의 다른 종으로 보일 정도로 특이한 잎모양을 가지고 있다. 새의 깃털 같기도 하고, 종잇장 같기도 한 잎이 화려하다.

스파이더 거베라

거베라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주 작은 수백 개의 꽃들이 모여 하나의 꽃을 이루고 있다. 꽃 속의 꽃. 시간이 갈수록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이 작은 꽃들이 계속해서 피어난다. 이런 꽃을 두상화(capitum)라고 부르는데, 국화과 식물들(Asteraceae)이 이런 특징을 갖는다.

거베라 Day 0

거베라 Day 7

 

절화 위주로 접하다보면 이 꽃이 자연 상태에서 어떤 모습인지 감이 안 올 때가 있다. 다양한 거베라 종이 자연 상태에서 발견된다. 주로 따뜻한 지역 (동남아시아, 남아프리카, 호주 등)에서 관찰되고 있다.

자연 상태의 거베라 (왼) © Karin Cox, https://www.inaturalist.org/photos/166774861 (오) © james_deacon https://www.inaturalist.org/observations/7141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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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플라워 거베라 마카롱 믹스▶

거베라 마카롱 믹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