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고사리 키우기 | 빛 부족한 공간에 정글 같은 초록을 원한다면

지난 글에서 조사한 '북향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실내 식물 8가지' 중 하나인 보스턴 고사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 한다. 보스턴 고사리는 우리 집 뒷베란다처럼 북동향의 베란다나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공간에서도 잘 자란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식물이다. 특히 초보자도 관리하기 쉬운 실내 식물인데다가, 공기정화식물로도 유명하며, 풍성한 잎으로 실내를 정글처럼 연출하는 데 딱이다.

보스턴 고사리(Nephrolepis exaltata) 원산지 & 이름 유래

보스턴 고사리(Nephrolepis exaltata ‘Bostoniensis’)는 남아메리카와 서인도제도의 습지와 열대우림에서 자생하는 고사리과 식물이다. 이 지역 특유의 높은 습도와 따뜻한 기후 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따뜻하고 촉촉한 환경을 좋아하는 식물이다.

 

‘보스턴 고사리’라는 이름은 19세기 후반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보스턴으로 배송된 고사리 묶음 중 하나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중 유독 잎이 작고 우아하게 아치형으로 퍼지는 특징적인 변종이 있었고, 보스턴 지역에서 관상용 실내식물로 대량 재배되며 ‘Boston fern’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또한 NASA의 공기정화 식물 실험 결과, 실내 유해물질 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며 상위 10대 공기정화식물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덕분에 보스턴 고사리는 지금까지도 실내 공기정화 식물, 초보자용 반려식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보스턴 고사리 키우는 법

1. 빛: 직사광선은 피하고, 간접광 확보

보스턴 고사리는 밝은 그늘 또는 간접광 환경을 좋아한다. 북향 창가, 반그늘 베란다처럼 햇빛이 약한 공간에서도 충분히 잘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 여름철 강한 햇빛은 잎을 태울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2. 물주기: 자주 마르지 않도록, 과습은 피하기

겉흙이 마르면 흠뻑 주되, 물 빠짐이 좋도록 배수구가 있는 화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건조에는 약하지만 물을 너무 자주 주면 뿌리가 썩을 수 있다.

3. 흙과 화분: 기본 원예범용 상토 (바로커) + 토분

나는 시중에 나온 일반 원예용 상토를 사용했다. 화분은 토분처럼 통기성이 좋은 화분을 사용하면 더 좋다.

4. 온도와 습도: 따뜻하고 촉촉한 환경 유지

적정 온도는 18~24도이며, 겨울철에는 10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습도 유지를 위해 가습기나 물받침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5. 통풍: 습도는 좋아하지만, 공기 정체는 주의

보스턴 고사리는 풍성한 잎을 가진 식물이라 공기 흐름이 정체되면 해충(깍지벌레, 응애)이나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직풍은 피하고, 바람이 부드럽게 순환되는 자리에 두는 것이 좋다. 하루 한 번 정도 창문을 열어 자연통풍을 시키거나, 서큘레이터를 약하게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6년 기른 보스턴 고사리 이야기

6년 전 본가에 살 때부터 키우던 보스턴 고사리가 있다. 본가에서는 주로 남서향 베란다나, 베란다에 붙은 거실 반그늘 쪽에서 키웠다. 식물에 대한 별다른 공부 없이 식물을 들여 죽이기도 많이 죽였던 시절인데, 워낙 별다른 케어 없이도 수년간 잘 자라준 녀석이다. 

2019년 본가에서 기르던 보스턴 고사리

현재까지도 본가에서 부모님 손에 분리번식까지 하며 잘 자라고 있는데, 최근 그중 하나가 잎의 색이 바래고 시들어가는 걸 발견하고 우리 집으로 데려왔다.

보스턴 고사리 분갈이

일단 죽어가는 잎과 가지, 뿌리를 잘라주고 분갈이를 해주었다. 분갈이 방법은 다른 고사리들과 같이,  맨 밑에 난석을 배수층으로 깔고, 원예용 상토를 채워 넣은 후, 산야초로 멀칭 해주었다.

 

분갈이하면서 보니, 아기 잎들이 조금씩 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 희망이 있다. 강한 생명력을 가진 녀석이니 곧 회생해 주길 기대를 하고 있다. 한동안 그늘에서 상황을 보다가 뒷베란다로 옮겨줄 생각이다. 

시들어가던 보스턴 고사리 뿌리/ 아기 잎이 나고 있다/ 분갈이 완료 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