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여간, 포인세티아를 기르며(집에 2개 회사에 하나), 물꽂이 번식도 해보고, 단일 처리로 빨간 잎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그런 저런 노력과 정성의 시기가 지나고, 한동안 약간의 무관심 속에 살아가던 우리 집 포인세티아들이, 벚꽃 흩날리는 봄, 때아닌 새빨간 잎을 틔워내며 우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
포인세티아의 빨간 꽃 아닌 잎
포인세티아 Euphorbia pulcherrima의 원산지는 멕시코다. 이곳에서는 ‘성스러운 밤의 꽃(La Flor de Nochebuena)’으로 불리며, 크리스마스와 함께하는 식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왔다고 한다.
보통 작은 크기의 포인세티아에 익숙하지만, 자연 상태에서는 3미터까지도 자라는 관목이다. (아래 왼쪽은 양재꽃시장에서 발견한 사람 키만한 포인세티아 👀 )
얼핏 꽃처럼 보이기도 하는 빨간 부분은 잎이다. 정확히는 '포엽'이라는 이름의 변형된 잎으로, 진짜 꽃은 그 한가운데 아주 작게 피는 노란색 꽃들이다.
포인세티아 키우기 3년차, 소박한 역사
2022년과 2023년 크리스마스 시즌, 아버님께서 연말 모임에서 받아온 포인세티아를 선물로 주셨다. 그렇게 우리 집에 온 포인세티아 두 녀석. 빨강과 초록의 잎들이 크리스마스 장식과도 찰떡같이 어우러지며 큰 사랑을 받았다 - 연말까지는🎄!
화려한 연말이 지나가고 봄이 오면, 녀석들의 빨간 잎은 왠지 봄과 안 어울리는 느낌이 들며 관심에서 멀어지곤 했다. 그나마 빨간 잎도 점차 떨어지고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초록색 잎으로 남으니, 이게 그 화려한 포인세티아였던가 싶어지는 시기가 꽤나 길다.
다시 연말에 화려한 붉은 잎을 보기 위해서는 '단일처리'를 해주어야 한다.👀
포인세티아 빨간 잎 유도법 (단일처리)
포인세티아가 빨간 잎을 만들기 위해선 낮 시간이 짧아져야 한다. 이걸 단일 조건이라 하며, 자연 상태에서는 가을~초겨울에 이 현상이 일어난다.
하지만 실내에서 포인세티아를 기르다 보면, 처음 들여왔을 때에는 빨간 잎을 보지만, 이후 빨간 잎을 떨구고 초록잎 상태가 계속될 수 있다. 이때, 실내에서도 단일처리를 해주면 몇 달 뒤, 빨간 잎을 볼 수 있다.
- 하루 12~14시간 완전한 어둠을 유지해야 한다.
- 최소 6~8주간 반복해야 빨간 잎이 나온다.
- 실내등이나 가로등 불빛도 피해야 한다.
⚠️불규칙한 단일처리의 부작용?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 맞추어 매일 박스를 덮었다 뺐다 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바쁜 날은 단일처리를 깜빡하기도 했고, 때론 어둠을 유지하는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크리스마스가 한참 지난 어느 날, 겨우 빨간 잎을 틔워주긴 했으나, 나머지 잎들은 눈에 띄게 노랗게 되었고, 초록초록 건강하기만 하던 포인세티아는 그때부터 좀처럼 예전 같은 초록빛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불규칙한 빛 차단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일까.
이 때문에 작년에는 단일처리를 하지 않고 빨간 잎을 보는 것을 포기했던 것이다. 그런데 올해 봄, 무스카리가 보랏빛 꽃들을 팡팡 터뜨릴 무렵, 그 옆에 죽은 듯 잠잠하던 포인세티아가 스스로 새빨간 잎을 틔웠고, 꽃망울까지 보인다. 시즌상 한 발짝 늦은 감이 있지만 기특하고 반가운 일이다. 억척같은 보살핌보다 거리를 둔 기다림이 더 나을 때가 있다.
포인세티아 물꽂이 번식법
포인세티아는 물꽂이로 뿌리를 잘 내린다. 가지치기를 해준 후, 물꽂이로 뿌리를 내린 것을 화분에 심어 회사에서 돌보고 있다.
- 5~6월 새순을 10~15cm 잘라낸다.
- 하얀 수액은 마른 천으로 닦는다. *줄기에서 나오는 흰 수액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장갑 착용을 권장
- 아래 잎을 떼고, 깨끗한 물에 담가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둔다.
- 2~3주 후 뿌리가 나면 흙에 심는다.
포인세티아 키우기 기본
- 햇빛: 밝은 간접광이 가장 좋다. 직사광은 피하고 겨울철 베란다 남향 창가는 적당하다.
- 온도: 15~25도 정도가 알맞고, 1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찬바람에 특히 약하다.
- 물 주기: 겉흙이 마르면 흠뻑 주되, 물 빠짐이 좋은 화분을 써야 한다. 과습에 약하다.
- 습도: 건조한 실내에서는 분무나 가습기로 습도를 높여준다.
매일매일 식물들의 변화가 감지되는 봄. 반전의 포인세티아 이후 또 어떤 반전과 놀라움이 찾아올지 기대 중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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