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를 꽤 여럿 키워보니 특히 주의가 필요한 고사리들이 있다. 예전에 키우다 보낸 아디안텀 고사리, 보낼 뻔하다가 살려낸 하트펀 고사리가 그랬고, 이번에 들여온 솜사탕 고사리(코튼캔디 고사리)가 그렇다.
처음 솜사탕 고사리를 들여올 때, 작고 섬세한 잎줄기를 보고 예전의 아디안텀이 떠올랐다. 잎이 마르기 시작했을 때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물만 더 줬다가 결국 보내버렸던 고사리였다. 솜사탕 고사리도 아디안텀처럼 작고 풍성한 잎, 부드러운 잎결을 가진 식물이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다른 고사리들과 분리해서 단독 화분에 심어주었다. 그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솜사탕 고사리 잎끝이 검게 변하다
분갈이하고 집에 들여온 지 일주일쯤 지난 시점, 여리여리한 솜사탕 고사리 잎 끝이 검게 마르기 시작했다. 과거 아디안텀을 떠나보냈을 때의 경험이 떠올랐다. 그때는 잎 끝이 마르면 단순히 물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물도 더 주고, 분무도 자주 했었다. 하지만 이후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경험을 쌓아가며 알게 된 것은,
잎 끝이 마른다고 무조건 물 부족은 아니라는 점이다.
고사리 잎 끝이 검게 마르는 원인 4가지
잎 끝이 검게 변한다면 크게 4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볼 수 있다.
1. 공중 습도 부족
솜사탕 고사리는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식물이다. 실내가 건조하면 잎 끝부터 말라들기 시작한다.
2. 직사광선 노출
강한 햇빛은 섬세한 잎에 자극을 주고, 잎 끝이 타들어갈 수 있다.
☞ 우리집의 경우, 햇볕이 창호 유리를 두 번 통과한 뒤 간접광으로만 들어오는 거실 코너에서 고사리들을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직사광선은 원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3.과한 물주기 또는 배수 불량
물을 너무 자주 주거나 흙 배수가 안 되면 뿌리에 무리가 가고, 잎 끝이 검게 변할 수 있다.
☞ 화분을 들어 무게를 확인하고 손가락을 흙에 넣어보며 완전히 마른 걸 확인한 뒤 1주일에 한 번 정도만 물을 주고 있어, 이 또한 원인이 아니었다.
4.찬 바람 혹은 강한 바람 노출
→ 에어컨, 선풍기, 서큘레이터 등 강한 바람이 잎에 직접 닿을 경우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며 잎 끝이 마른다.
☞ 이 시기엔 서큘레이터를 돌리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았다.
원인은 공중 습도 부족
위 네 가지 가능성을 하나씩 점검한 결과, 우리집 환경에서 가장 의심되는 원인은 1번, 공중 습도 부족이었다.
솜사탕 고사리의 경우, 같이 데려온 다른 고사리들과 달리, 일반 실내 습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cf. 같이 들여와 같은 환경에서 키운 코니오그램 고사리, 에버그린 고사리는 끝 마름 현상이 없었다.) 물 분무를 가끔 해주었지만, 그건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 지속적인 습도 유지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습도 80% 이상을 유지하는 하트펀 고사리의 온실에 솜사탕 고사리를 함께 넣어주는 것.
일주일 후, 솜사탕 고사리의 변화
습도가 안정된 공간으로 옮긴 지 일주일쯤 지나자, 솜사탕 고사리의 새잎이 건강하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기존 잎의 끝은 이미 검게 변해 회복되지 않았지만, 더 이상 잎 끝이 마르지 않았고, 싱싱한 새 잎들이 꼬물꼬물 올라왔다. 2주가 지나고, 이제 녀석은 솜사탕의 부피를 좀 키우고 있는게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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