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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정원 만들기 Balcony Garden

[베란다 정원 만들기#5.] 이케아 선반(베리스훌트)설치_DIY 셀인 실패 & 숨고 후기

by 오모나25 2025. 3. 31.

몇 주 전, 베란다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케아에서 화분 거치용 벤치와 함께, 벽에 달 선반을 구입했다. 집에 기본적인 공구를 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선반을 달아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난관을 거듭하며 좌충우돌 끝에 결국 숨고 전문가를 부르게 되었다.

 

처음으로 콘크리트 벽에 못을 박아보려는 분들, 특히 셀프로 벽 선반 설치를 고민 중인 분들께 이 실패담이 참고가 되길 바라며, 파악해 본 실패 이유와 참고가 될만한 사항들을 깨알같이 기록해 본다.

 

우선 셀프 시공을 감행한 우리 집 상황은 이랬다.

🛠️ DIY 셀프 인테리어 환경

시공 장소

베란다 콘크리트 벽

시공 제품

  • 이케아 베리스훌트 BERGSHULT 선반 + 페르스훌트 PERSHULT 브래킷
  • 이케아 트릭시그 TRIXIG 나사+플러그 세트 중, 6mm 칼블럭 + 나사

사용 도구

  • 전동드릴 14.4V
  • 콘크리트 드릴 비트 (6mm)
  • 망치

추가 도구 (문제 해결 과정에서 추가 구매)

  • 자기 드릴용 비트 (3mm)
  • 반대탭 M3-M4용

사용한 드릴

🔧 DIY 셀프 선반 달기 진행 과정

난관 1. 벽에 구멍낼 자리 잡기 & 수평 맞추기

1-1. 우선 제일 위에 설치한 선반의 위치를 잡았다. 선반에 화분을 올릴 것이고, 화분에는 물도 주고 식물 상태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선반은 눈높이에서 화분 상태를 볼 수 있고 화분을 내리기도 쉬운 높이를 최고 지점으로 잡았다.

 

1-2. 수평계를 이용해 수평을 확인하며 가장 윗 선반의 양쪽 브래킷 구멍의 위치를 연필로 표시했다.

 

1-3. 선반 아래에는 조금 키가 큰 화분도 들어갈 수 있도록 브래킷을 두 개 이어서 연장하고 그 아래에 두 번째 선반을 달기로 했다. 미리 연필로 브래킷 나사가 들어갈 모든 위치를 표시한 후, 구멍을 한꺼번에 뚫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 문제점

모든 구멍을 뚫은 후 나사를 박으려 했던 게 문제였다. 나름대로 위치를 정확히 재고 표시했지만, 막상 브래킷을 걸고 나사를 박아보니 맨 마지막 구멍 하나가 살짝 위로 치우친 채 뚫려있었다.

💡 배운 점

가장 상단 구멍을 먼저 뚫고 나사를 박아 브래킷을 임시 고정한 뒤, 그 아래 구멍들은 브래킷이 내려오는 위치를 확인하며 하나씩 뚫고 나사를 박았다면 위치 오차 없이 시공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미리 뚫어놓은 구멍이 안맞는다.

난관 2. 콘크리트 벽 구멍 뚫기

초보자가 가정용 드릴로 콘크리트에 구멍을 뚫는 일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드릴 세트에 포함돼 있던 기본 콘크리트 드릴 비트를 사용했는데, 구멍이 곧고 반듯하게 들어가지 않고 엇나가면서 점점 구멍만 커졌다.

⚠️ 문제점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집에 있는 드릴은 힘을 직선방향으로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장치가 없고, 드릴 비트 자체도 무뎠다. 결정적으로, 콘크리트를 뚫을 때에는 드릴을 해머드릴 모드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일반 드릴 모드로 사용했던 게 잘못이었다.

🛠️ 해결 방법

드릴을 해머드릴 모드로 바꾸고, 좀 더 단단하고 날쌘 6mm 콘크리트 드릴 비트자기 드릴용(타일 뚫는 용도) 3mm 드릴 비트를 구매해, 3mm로 살짝 길을 낸 후, 6mm로 뚫었다.

이렇게 일단 구멍 뚫기까지는 성공!

콘크리트에 나사 박을 땐 해머드릴 모드를 사용한다 / 실패한 드릴 비트(X)와 성공한 드릴 비트(O)

난관 3. 칼 블럭(벽 플러그) 넣고 나사 박기

구멍을 뚫었으면, 구멍에 칼블럭을 박고 칼블럭에 나사를 고정한다. 칼블럭(플러그, 앙카)은 단단한 벽면에 나사를 튼튼하게 고정해 주는 중간 매개체다. 벽에 그냥 나사를 박으면 헐거워지거나 쉽게 빠질 수 있는데, 칼블럭을 벽에 먼저 삽입한 후, 그 안에 나사를 박으면 나사가 칼블럭 중앙을 따라 휘감겨 들어가면서 칼블럭이 바깥쪽으로 벌어져, 구멍 속 공간을 단단히 메워준다. 

칼블럭 (이케아 트릭시그 제품 설명 이미지에 표시) / 칼블럭 넣고 망치로 마무리

 

이케아에서 선반과 브래킷을 살 때, 시멘트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 트릭시그 TRIXIG 나사세트도 함께 구매했었다.

이케아 홈페이지 내 트릭시그 제품 설명


이 트릭시그 나사 세트 내, 6mm용 칼블럭을 사용했는데, 6mm 콘크리트 구멍에 이 칼블럭을 넣기에는 칼블럭이 너무 꽉 맞았다. 망치로 두드려 칼블럭을 넣고, 전동드릴에 십자비트를 연결해서, 간신히 4개까지는 나사를 박았다.

⚠️ 문제점

그런데 5번째 나사 기둥이 다 들어간 순간, 나사 머리가 똑 부러져버렸다. 너무 빡빡해서 틈이 거의 없는 칼블럭에 꽂힌 나사가 힘껏 돌리는 드릴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나사머리와 분리되어 버린 것이다.

나사머리가 잘린채 벽에 박혀버린 나사

💡 배운 점

보통 6mm 칼블럭에는 6mm나 6.5mm 드릴 비트를 사용한다고 하니, 이케아 6mm용 칼블럭이 너무 빡빡하다면 6.5mm 드릴 비트를 사용해 봤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혹은 시중에 파는 일반 콘크리트 6mm 칼블럭을 사서 시도해 봤어도 좋았을 것 같다. 다시 진행할 때에는 이케아 칼블럭 대신, 시중에 파는 콘크리트용 6mm 칼블럭을 사용해서 나사를 박았는데, 6mm 드릴비트로 뚫은 구멍에 잘 들어갔다. 

난관 4. 부러진 나사 빼내기

가능하면 머리가 잘린 채 꽂혀있는 나사기둥을 벽에서 제거하고 싶었다. 찾아보니 나사 기둥을 제거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 해결 방법

1. 용접을 해서 빼낸다. → 용접으로 벽에 박힌 나사기둥에 다른 기둥을 붙여 빼내는 방법이다. 용접 전문가를 부르는 비용이 선반 전체를 새로 설치하는 비용보다 커서 패스.

 

2. 반대탭을 써서 빼낸다. → 반대탭(역나사 제거기/스크류 익스트랙터 Screw Extractor)은 나사와 반대방향으로 나사산(결)이 나 있는 도구다. 반대탭을 나사 기둥에 박은 뒤, 나사를 풀 때와 같은 방향으로 돌리면, 반대탭이 나사 기둥 속으로 파고들며 고정되고, 그 힘으로 나사를 뺄 수 있게 된다. 구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사이즈인 M3-M4용 반대탭을 구해서 시도해 보았으나, 부러진 나사 기둥이 반대탭에 비해 너무 작아 제대로 물리지 않았다.

☞결국 부러진 나사는 벽에 박힌 채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반대탭

결국, 숨고 고수님 호출

결국 숨고 앱을 통해 시공 전문가를 찾았다. 머리가 잘린 나사는 뺄 방법이 없어 그대로 두기로 했고, 기존에 박았던 나사들은 모두 제거한 뒤, 선반 위치를 약간 조정해 총 3개의 선반을 설치해 주셨다. 작업 시간은 약 40분 정도. 비용은 9만 원으로, 베리스훌트 선반 3개와 이를 연결하기 위한 페르스훌트 브래킷 전체 가격보다 더 비쌌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긴 하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설치된 선반을 보니 만족스러웠다.

 

이번 경험을 통해 직접 시도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들을 몸소 배웠다. 이 고군분투의 시간과 비용은 배움의 비용이었다고 생각한다.

 

💡 콘크리트에 나사박기 (실패를 통해 배운) 주의점

콘크리트 벽에 나사를 박을 때 한번 구멍을 뚫은 자리에 문제가 생기면 (나사 머리가 잘린 채 박힘/위치가 잘못 뚫림), 그 구멍을 뚫은 바로 옆에 다시 구멍을 뚫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잘못하면 구멍만 더 커지며 벽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초보라면 구멍은 하나씩 위치를 확인하며 신중하게 뚫고, 하나씩 못을 박는 편이 안전하다.

또한, 칼블럭이 지나치게 빡빡하게 들어가거나 나사가 잘 안 들어간다면, 그냥 밀어넣기보다는 칼블럭을 다른 제품으로 바꿔보거나, 드릴 비트 사이즈를 바꿔 조정하면서 작업을 이어가는 것이 안전하다.

✨선반 설치 최종 결과물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던 선반 설치 후 모습은 기대만큼 만족스러웠다. 햇살이 잘 드는 베란다 벽면 한쪽에 선반 2개를 아래위로 설치하고, 창 바로 아래쪽에도 하나를 달았다.

 

창 아래쪽 선반은 벽에서 창틀이 약간 튀어나온 부분 때문에 선반 전체 면적을 활용하기는 어렵지만, 작은 화분들을 올려놓을 수 있다. 양지를 좋아하는 화분들을 올려서 낮 동안 햇살을 듬뿍 쪼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꽃샘추위가 지나가면 실내에 있는 식물들을 베란다로 조금씩 옮겨볼 생각이다. 화분 거치용으로 산 페리오한 벤치와 스툴을 칠할 스테인도 막 도착했으니, 햇살 가득하고 건조한 날 칠 해서 설치해보려 한다.

 

이렇게 아주 조금씩, 천천히 베란다 정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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